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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세상 이야기

[칼럼] 달라진 국정 감사장, 국회에 부는 '게임 감싸기' 훈풍

지금 국회에서는 국정 감사가 한창입니다.

 

국회가 국정 전반에 대해 조사하고 정부를 감시/비판하는 장이기도 하는 국정 감사, 줄여서 '국감'은 게임 산업계에선 늘 악몽의 시즌처럼 여겨져왔는데요. 국감시즌만 되면 국회에서 게임업계를 질타하고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한 때 마약과 같은 중독물질로 분류되었고, 온갖 사회범죄의 온상처럼 여겨지며 비판의 대상이었던 게임업계에 대해 이제는 질책보다 오히려 '감싸기'의 훈풍이 돌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국회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 국정감사장은 '게임업계 때리기'의 장?

 

그동안 국정감사장은 게임업계를 비난하기 위한 장처럼 느껴졌던 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국감 시즌'만 되면 교문위를 비롯한 상임위원회에서 게임업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었는데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게임을 마약 등과 같은 중독 물질로 분류해 논란을 일으켰던 중독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에 관련해 넥슨, 엔씨소프트 등 게임회사의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주선 의원은 대표적인 게임 플랫폼 중 하나인 '스팀'에 유통되는 게임들이 우리나라 게임 등급 심의를 받지 않는 것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게임산업에도 여러가지 문제는 있고, 국회의원이 그런 문제들을 지적해 사회적인 이슈로 환기시키는 것이 국감을 진행하는 국회의 본질적인 기능이긴 합니다. 하지만 게임산업을 억누르는 듯한 지나친 규제위주의 입법, 그리고 사고만 터졌다 하면 게임부터 원인을 찾았던 사회적인 분위기와 얽매여 국감 시즌은 여러모로 게임업계에선 피하고 싶었던 시즌이기도 했죠.

 


- 국회의원님의 게임산업 '감싸기' 이유는 무엇?

 

그런데 올해 국감에서는 분위기가 좀 달라졌습니다. 언제나 비판과 견제의 대상이었던 게임산업을 '감싸고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감지된 것인데요.

 

국감에서의 게임산업 감싸기의 스타트를 끊은 것은 새누리당의 신성범 의원입니다. 지난 9월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약칭 교문위)에서 신 의원은 2009년 3만 535개에 달했던 우리나라의 게임 사업체 수가 2013년 1만 5천78개로 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게임산업 종사자 수도 2009년 9만2천533명이었떤 것이 2013년 9만1천893명으로 줄어들었다며 규제 중심의 정책때문에 게임산업이 위축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나선 것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박혜자 의원도 모바일게임에서 유료 아이템을 구매한 후 15분 내에 결제를 취소하면 과금은 되지 않고 아이템은 받을 수 있는 문제를 지적하며 애플이나 구글 등 앱스토어 운영자들이 유료 아이템 결제를 취소하면 게임업체에 이를 바로 알려서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인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달라진 국감장 분위기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역시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이 큰 위기에 빠진 것에 대한 반증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 때 전 세계 게임시장을 호령했던 한국게임은 이제 '안방'에서도 무려 160주, 그러니까 3년이 넘도록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건 국산 게임이 아니나 외국 게임(리그 오브 레전드)일 정도로 흐름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최근엔 중국계 자본의 공습으로 게임계의 유능한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심지어 게임회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구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국내 게임업계는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는 두려움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죠.

 

 

- 달라진 국감장의 분위기는 달콤 쌉싸름

 

물론 국감장에서 게임업계에 대한 비판과 주무부처를 향한 견제의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사실 그렇게 하는게 국감의 본질이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예년과는 확실히 다른 국감장의 분위기가 어쨌든 반갑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회의원들께서 게임산업을 '굽어 살피시는' 분위기의 배경이 달라진 사회적 인식보다는 우리나라 문화컨텐츠 수출의 선봉을 맡아왔던 게임산업의 위기가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마냥 반가운 변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