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이목을 모았던 엔씨소프트가 오늘(17일) 넷마블게임즈와의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8.9%를 3,900억 원에 넷마블게임즈에 매각하고, 넷마블게임즈의 신주 9.8%를 3,800억 원에 엔씨소프트가 인수하는 것이 핵심이다.
■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지분 교환'으로 강력한 협력 관계 체결
17일 보도자료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서로의 강점을 활용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을 노리겠다고 선언했다.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PC RPG게임에 강세를 보이고 있고, 넷마블게임즈는 '모두의 마블'등 다수의 인기 모바일게임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양사가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협력의 핵심은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다. 퍼블리싱 사업 협력은 물론 크로스 마케팅,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공동 진출은 물론 양사간의 합작회사 설립이나 공동투자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엔씨소프트가 운영하는 '아이온'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넷마블에서 제작할 수도 있고,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에 엔씨소프트의 신작 RPG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협업 첫 작품은 (엔씨소프트의)아이온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백기사' 넷마블 영입?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으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 주식시장의 관심은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 쏠렸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우호세력(백기사)인 넷마블게임즈에 넘겨 김택진 대표의 우호지분을 늘리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지분 교환을 통해 김택진 대표는 기존에 보유한 지분 9.98%에 넷마블게임즈가 보유한 우호 지분 8.83%를 더하면 19%에 가까운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15.08%를 보유한 넥슨보다 우위에 설 수 있어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경영 참여 우려를 덜 수 있게 된다.
이런 증권가의 우려를 반영한듯 양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것(경영권 분쟁 논란)과 전혀 상관없이 진행됐다(김택진 대표)", "주주로써 넷마블의 이익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겠다(방준혁 의장)"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넥슨은 이번 결정에 대해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매각 결정이 장기적인 회사의 발전을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향후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불쾌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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