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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세상 이야기

RF온라인, 러시아서 '히틀러 경례' 연상시키는 동작 삭제?!

“현지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보면 현지화의 답이 보인다.”

54개국에 수출될 정도로 국내 보다 해외에서 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CCR(대표 윤석호)의 <RF온라인>이 최근 해외 서비스 3주년을 맞아 현지 파견자들이 뽑은 ‘현지화 과정에서 생긴 황당한 에피소드 Best 5’를 11일 공개했다. 선정된 에피소드들에는 RF온라인이 해외 진출시 격어던 애환과 고충이 담겨 있다.

* 브라질은 ‘페덱스’로 보내
먼저 RF온라인이 유일하게 진출한 남미의 브라질에서 일어난 ‘페덱스 해프닝’. 브라질은 네트워크 환경이 열악해 대용량 업데이트시 FTP 등 온라인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국제특송업체 페덱스나 유피에스를 이용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필리핀, 인도네시아도 패치 파일을 CD로 제작해 발송하면 현지 직원들이 직접 PC방까지 일일이 설치하기도 하는데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온라인 게임이라는 이유로 업무가 항상 실시간으로 온라인 상에서 지원되고 해결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깬 사건으로 가장 황당한 에피소드로 꼽혔다.

*'히틀러’가 무서운 슬라브족
RF온라인 캐릭터 동작 중에 팔을 들어 흔들며 인사 하는 모습이 있는데 ‘히틀러 경례’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러시아에선 바로 삭제됐다. 히틀러 망령에 대한 두려움에서다. 제2차 세계대전 히틀러의 독일군이 러시아를 침공해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슬라브족을 말살시키려 했던 나쁜 기억들 때문이다. 특히 최근 사회 문제가 되는 스킨헤드족의 히틀러 숭배주의도 고려했다. 현지화시 역사적 배경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모범 사례로 선정됐다.

* ‘야함’.. 무기도 되고 금기도 돼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인들에게 반감을 줄 수 있다는 종교적인 판단에서 ‘코라’캐릭터의 야한 자태가 나오는 로딩 이미지를 슬그머니 내렸다. 반면 대만의 경우엔 제작발표회 때 코라 누드 이미지를 대형 배너로 제작, 행사장에 걸어 놓았을 뿐 아니라 RF온라인 개발자들의 사인을 넣은 누드 포스터를 게이머들에게 선물했다. '섹시함'이 지역, 문화에 따라 무기가 되기도 하고 금기도 된 것.

러시아의 경우엔 한 20대 남성 유저가 “코라 캐릭터를 볼 때마다 흥분돼 도저히 게임을 할 수 없으니 이미지를 수정해달라”고 하소연을 해와 현지 서비스사에서 “게임 하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여자 친구를 찾아 볼 것”을 권유한 적도 있다. 한 명의 유저를 위해 게임을 바꿀 수는 없어도 이들의 불만을 귀담아 듣고 해결책을 제시해줘야 한다.

* 게이머가 만든 노래 음악 차트 1위
작년 필리핀 인기 록밴드 ‘레이저백(Razorback)’의 보컬리스트가 게임을 1년간 직접 해본 후 제작한 음악을 현지 게임 런쳐의 배경음악으로 제공했다. 몇 주 후 필리핀 라디오 방송 1위에 올라서는 기록을 세워 게임을 알리는 톡톡한 역할을 했다. 배경 음악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좋은 현지화 표본이 될 수도 있다.

* 기우제(祈雨祭) 대신 기청제(祈晴祭)
인도네시아의 경우 우기 시즌인 12월과 2월 사이에는 폭우로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전력이 부족해 IDC의 전원이 끊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작년엔 홍수로 인해 IDC의 일부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지금도 전력이 부족한 인니에서는 전력이 부분적으로 공급이 된다. 기후에 대한 사전 준비도 현지화 성공의 요건이다.

RF온라인의 ‘현지화 과정에서 일어난 가장 황당한 에피소드 Best 5’는 국내 온라인 게임이 해외 진출시 기술적인 지원뿐 아니라 지역, 문화, 역사, 기후 등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CCR 윤석호 대표는 “RF온라인은 2005년 봄, 대만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4개국에서 서비스 해오는 동안 수십여 차례 고비를 넘겨 왔다”며 “보기에 따라선 웃고 넘어갈 작은 에피소드일지라도 현지화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현지 성공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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