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임세상 이야기

엔씨소프트, '아이온' 앞세워 게임업계 '왕좌' 되찾을까?

2008년 한국에서 가장 '장사'를 잘 한 게임업체는 어딜까. 일반 게이머들은 '리니지' 시리즈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를 꼽는 경우가 많겠지만 가장 매출이 많은 게임업체는 NHN의 게임포털 한게임이다.

지난 2008년 NHN의 게임사업부분(한게임)은 3,66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엔씨소프트가 거둔 3,466억 원보다 200억 원 가량 앞섰다. 고스톱과 포커류의 웹보드 게임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게임이 MMO위주의 엔씨소프트를 수 년째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신작 온라인게임 <아이온>의 흥행 돌풍이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런 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08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는 2008년 4/4분기 실적을 '어닝 서프라이즈'로 장식했다. 20만 명 이상의 높은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한 '아이온'의 흥행 돌풍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의 전망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한 것이다.

11월 말 유료화를 시작한 아이온은 불과 1개월 여 남짓에 9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성장세가 꺾일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 지난 12월 23만 명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한 아이온은 지난 1월 동시접속자수 25만 명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의 간판게임인 '리니지'와 '리니지2'의 실적도 비교적 견고했다. '아이온'의 흥행 돌풍이 게임 장르가 같은 리니지와 리니지2의 실적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잠재운 것이다. 2008년 9월에 비해 '리니지2'는 동시접속자수가 2만여 명 줄었지만 '리니지'는 4만여 명 늘어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엔씨소프트의 간판게임인 리니지, 리니지2와 아이온의 동시 접속자수 기록.


아이온이 주도하고 리니지, 리니지2가 비교적 선방하는 흐름에 엔씨소프트는 2009년 사업 계획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이온은 2009년 한 해에만 1,710억 원의 매출을 예상했다. 이는 리니지2의 1,360억 원, 리니지의 1,060억 원보다 많은 수준으로, 엔씨소프트의 '간판 게임'이 바뀌는 것이다.

이를 종합한 엔씨소프트의 2009년 예상 실적은 최대 5,000억 원에 달한다. NHN의 한게임을 비롯해 다른 게임포털도 2009년에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엔씨소프트의 5천억 원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엔씨소프트가 내주었던 게임업계 1등의 '왕좌'를 다시 거머쥘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엔씨소프트의 2009년 전망. 리니지2(붉은색)와 리니지1(파란색)을 제치고 아이온(녹색)이 매출의 중심축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전망은 회사의 희망일 뿐이다. 우선 서비스 초기에 '아이온'의 3개월 요금제를 선택한 개인 고객들이 기간이 끝나는 2월 말에 얼마나 다시 추가 결제에 나서느냐가 첫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게임회사의 추격세도 만만치 않다. NHN(한게임), CJ인터넷(넷마블), 네오위즈게임즈(피망)등 국내 유수의 게임포털들도 일제히 대작 게임의 런칭을 예고하고 있다.

2006년 9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한 '리니지2'를 비롯해 기존 게임들이 앞으로도 계속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엔씨소프트는 2009년 리니지2는 3.7%, 리니지는 5.9% 감소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온라인게임은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더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하지만 '리니지2' 이후 엔씨소프트가 최대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는 것은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업체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가 2009년 어떤 실적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