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빛소프트, '오디션' 등 개발한 게임사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매각
- 게임업계 '몸집 불리기' 한층 가열될 듯
댄스게임 오디션 등을 개발한 게임회사 티쓰리엔터테인먼트(대표 김기영)가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을 전격 인수한다.
오늘(5.19) 한빛소프트는 공시를 통해 김영만 대표 등이 보유한 지분 25% 등을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한빛소프트의 경영권을 인수하게 된다.
■ 한빛소프트, 왜 팔렸나… '헬게이트: 런던' 부진에 적자 계속되
한빛소프트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를 한국시장에 퍼블리싱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2000년 4월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만 120만 장 이상 팔리면서 게임업계 최초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을 정도.
하지만 이후 '탄트라' 등 한빛소프트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사업들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해 한빛소프트가 퍼블리싱하는 '팡야'가 거의 유일한 수익원이라고 평가될 정도로 회사의 사정이 나빠졌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2008년 1분기 실적마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최근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켰던 <헬게이트: 런던>마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꾸준한 M&A 압박을 받아왔다.
■ 한빛소프트, 얼마에 팔렸나
한빛소프트는 김영만 현 회장과 주요주주인 박춘구 이사 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548만 4952주를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한다. 그리고 20억 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도 실시할 예정이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한빛소프트의 경영권을 얼마에 인수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40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최근 5천 원대에 머무르던 한빛소프트의 주가에 30 ~ 40% 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고, 여기에 20억 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추가하면 400억 원을 웃돌 것이다" 고 분석했다.
■ 한빛소프트 인수한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자사 게임 '한빛온'에 전량 공급
이번에 한빛소프트를 인수한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인기 댄스게임인 <오디션> 등을 개발한 게임회사로, 작년 한 해에만 매출 317억 원, 영업이익 191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게임 퍼블리싱 업체인 더나인(the9)으로부터 3800만 달러(약 400억 원)의 투자를 받았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회원 수 800만 명의 게임포털 '한빛온'을 전략적으로 육성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T3가 보유한 게임을 모두 '한빛온'에 공급하기로 기본 방침을 세웠으며, '오디션2' 등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할 예정인 게임들도 한빛온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인수에 대해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김기영 대표는 "한빛소프트는 10년 동안 척박했던 국내 게임업계를 이끌어 온 산 증인"이라며 "양질의 콘텐츠 개발 능력을 보유한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국내 최대의 게임 퍼블리셔인 한빛소프트의 만남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켜 세계 게임 시장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 게임업체, 연이어 '코스닥'으로… '몸집 불리기' 경쟁 가열될 듯
이번 티쓰리의 한빛소프트 인수에 대해 증권업계는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코스닥 우회상장'이라고 보고 있다.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인 DC인사이드가 코스닥 업체를 인수해 코스닥에 상장된 것처럼,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 등록업체인 한빛소프트를 인수함으로써 코스닥에 등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서든어택' 등을 개발한 게임하이가 코스닥 등록업체인 대유베스퍼를 인수하는 형태로 코스닥에 우회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적이 있으며, 티쓰리엔터테인먼트도 곧 우회상장을 위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프리스타일' 등을 개발한 게임업체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코스닥 등록과 함께 게임업계의 재편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 게임시장이 블리자드가 미국의 게임업체 액티비전을 9조 원에 인수해 세계 최대의 게임업체가 된 후 EA가 GTA를 개발한 테이크투를 인수한다고 밝히며 맞불을 놓으며 크게 흔들리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움직임은 게임의 개발비용은 갈수록 상승하지만, 과거처럼 '흥행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게임은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몸집 불리기'를 통해 활로를 찾으려는 게임업계의 대응이어서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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