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한' 블리자드씨가 마음을 바꿨을까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11월 29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되는 지스타(G★) 2009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스타(G★)의 주관 업체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오늘(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60부스 규모로 지스타 2009에 참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엔씨소프트, 넥슨, NHN 등 국내 유수의 업체들도 40부스 내외에서 많아야 60부스 규모로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면 최대 규모가 될 것 같습니다.
■ 도도한 블리자드, 마음을 돌렸을까?
디아블로 시리즈, 워크래프트 시리즈, 온라인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공전의 히트작인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를 개발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되는 각종 게임관련 행사, 특히 가장 대표적인 게임쇼인 지스타(G★)에는 주관사의 요청에도 단 한번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일각에서는 블리자드가 한국 게임시장을 지나치게 외면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한국)를 무시한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2009 E3 게임쇼에도 불참했던 그런 블리자드가 그동안 단 한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지스타에 참여하는 것이 화제가 되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 블리자드의 지스타 2009 참여는 '스타2' 홍보 때문?
왜 블리자드는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한국의 게임 쇼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출시가 임박한 스타크래프트2의 홍보가 목적이 아니냐는 말이 많습니다.
블리자드의 히트작 중 하나인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1천만 장 이상이 판매되었는데, 그 중 2/3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발매 10년을 훌쩍 넘겼음에도 스타크래프트는 여전히 판매량 순위에서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것도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를 들고 한국 시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2는 한국이 종주국이기도 한 E-Sports 부분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만큼 출시 전 바람몰이를 위해서도 11월 말에 열리는 지스타 2009에 참여하는 것은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 호텔에서 이동수단까지 모두 지원한 부산시 '함박웃음'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미국의 게임회사 엑티비전과 병합하며 EA(일렉트로닉 아츠)를 제치고 세계 1위의 거대 게임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블리자드가 참여를 결정한 만큼 '지스타 2009'는 국내전용 게임쇼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세계에서 주목받는 게임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지스타 2009'에는 블리자드는 물론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엠게임도 참여를 결정하고, 작년엔 불참했던 예당온라인이나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도 참여하는 등 63개 게임업체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게임축제가 치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성과가 지스타의 지방 첫 개최에서 결실을 맺었다는 것입니다.
접근성이나 편의성 등 여러 모로 게임업계는 지방에서 치뤄지는 게임행사를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대구, 전주 등에서 비슷한 게임 행사가 개최되고 있지만 업계의 참여가 낮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스타의 지방 첫 개최를 이끌어낸 부산시가 항공 요금을 특가로 제공하거나 해운대 주변 호텔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으로 풍성한 행사를 치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산시가 발벗고 나선 것만이 이유는 아니겠지만, 블리자드를 비롯해 굵직한 게임회사가 대거 참여를 결정한 덕분에 지스타의 첫 지방 개최는 당초의 우려와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단 한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도도한' 블리자드가 지스타 2009에 출전한다.